어느날 우리 마눌님이 홈쇼핑을 보다가 다낭이 저렴하고 내용도 괜찮은 것 같아 예약을 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새로운 여행을 예약하면, 기대와 설램이라는 느낌이 앞서겠지만 우리집은 그런 행복한 감정 위에 걱정이라는 또 하나의 두려움을 얹어 놓는다. 우리 아들놈이 신체는 나보다 더 크지만 영혼은 아직 애기같은 자폐라는 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또 예기치 못한 사고를 치지는 않을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는 주지 않을까 하는 남다른 두려움이 생기는 것은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워낙 비행기를 좋아하고, 물을 좋아하고, 낯은 곳의 여행을 사랑하는 아들의 즐거움을 위해 우리딸은 올해 남은 휴가를 모두 투자하였고, 우리는 또 한번의 호기를 부려서 이 무모한 여행을 감행한다. 어쩌다 보니 우리가족 4명은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부부 한쌍과 조촐한 6명의 다낭여행이 시작되었다.(큰버스에 좀 미안하기 하면서도, 그래도 편했다...ㅎㅎ) 공항에서 처음 만난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가이드는 자신을 최희연과장이라고 소개하고 같이 온 현지 가이드를 쩡이라 알려주었다. 최과장이 설명하는 사이사이 즐거워진 우리 아들의 틱으로 소리를 지르는데, 우리는 익숙한 상황이나 다른 사람들은 조금은 어색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어색해하는 것도 잠깐 같이 동행한 부부도 가이드도 우리가 불편해 할까봐 걱정해 주는 모습이다.. 고마움이 절로 난다.ㅎㅎ 호텔은 노보텔인데 생각보다 깨끗하고 시설이 맘에 든다...방마다 비데는 없지만 손으로 사용하는 물호스가 있어 매우 편하다. 게다가 수영장에서 보이는 뷰는 하늘 호수에 와 있는 느낌이랄까!! 다음날 아침 가이드가 일기예보를 참고해 봤을때 관광하는 일정과 놀러가는 일정을 바꾸는게 나을 것 같다고 한다. 우리는 전문가의 말은 무조건 따른면서 모두 동의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것이 신의 한수였던 것 같다.(우리는 비를 피해 다니면서 굳은 날씨를 조롱할 수 있었으니.ㅎㅎ) 첫날 대리석 동굴은 그것이 가진 역사를 들으며 아름다움 보다는 아품의 기억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씨클로를 타고 야시장을 도는데, 뭐가 뭔지도 모르게 후딱 지나가 버린다..그 와중에도 우리따님은 자기가 사고 싶은 가죽가방 가게는 눈여겨 본 모양이다. 사람이 붐비고 저마다 먹고사는 문제로 열심히 뭔가를 판다..이것을 보면 베트남의 미래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우리가 잊어가고 있는 간절함 그로 인한 근면함이 여기서는 일상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여기의 강 이름도 한강으로 지은건가?? 그들의 성실한 설명과 함께 우리딸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가죽 클러치백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다..너무 맘에 들어하는 애를 보면서 혹시라도 안 사줬으면 어찌되었을까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하다..ㅎㅎㅎ 이름도 모르는 바구니 보트를 타고 작은 강을 지날때 주변의 경관도 좋지만, 여기 사람들의 흥이 남 다르다. 저마다 노래하고 춤추고.ㅎㅎ 그곳을 가는 동안 최과장이 설명해주는 라이따이한의 얘기를 들으면서 이들에 대한 감정이 또 남 달랐을까?? 저녁에 받은 마사지는 우리 아들에게는 또다른 여행의 즐거움이 된 듯하다. 전문가들 답게 아들의 비위를 맞춰가며 강약을 조절한다. 그전엔 몰랐는데 우리 아들놈도 지네 누나처럼 마사지에 중독된 것 같다..(젠장 이것들이 내 돈을 물 쓰듯이 쓰게 만들고 있다..ㅎㅎ) 다음날은 절을 방문했는데 가는 중간에 그절을 만든 사람이 우리나라의 한 선장과 관련있다는 가이드가 해주는 미담을 듣고 크게 멋있지는 않아도 그절이 너무나 자랑스러워 보인다.ㅎ 썬월드는 정말 잘 만들어진 인공물의 결정판인 듯 하였다. 올라가는 케이블카의 웅장함, 그 놀이동산 안에 있는 아기자기한 시설물들까지..게다가 대부분 사용료가 입장료에 포함이란다.. 우리 아들이 무지 좋아하는 루지(?) 마침 운영하고 있어서 유료라는데 저렴한 가격에 우리 마눌님과 둘이서 한번 타고 올라온다. 이렇게 기억을 더듬어 써다보니 다른 여행 후기에 비해 너무 주절주절 두서가 없는 것 같이 길어졌다. (아직도 쓰고 싶은 말은 많은데,,더 쓰면 남들이 안 읽어 볼것 같다...ㅎㅎㅎ) 어쨋던 우리가족에게는 또 하나의 잊고싶지 않은 좋은 추억을 아로 새기며 이여행을 마무리 했다. 이젠 일상으로 돌아와 삶과 부딪치겠지만 이번의 충전으로 또 몇 주간은 버티겠지 하면 위안을 삼는다. 이 두서없는 글의 마지막은 이번에 우리아들, 딸을 마치 동생들처럼 챙겨준 최과장에 감사하다는 인사, 3일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우리와 같이 여행하며 많이 배려 해주신 동반 가족에게 고맙다는 것으로 맺고 싶네요.
모두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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